해맑은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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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파도와 방파제-틱장애2022-01-22 05:09
작성자 Level 10

틱 증상은 바닷가에서 몰려오는 파도와 같습니다. 파도의 높이는 가늠 할 수 없습니다. 태풍이 불어서 파도가 높을 수도 있고, 파도가 한 없이 잔잔할 수도 있고,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파도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파도가 해안가에 있는 건물이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방파제를 쌓습니다. 이 방파제가 틱 증상에 대한 치료 약물입니다. 

틱 장애의 치료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도가 계속해서 들어 닥치고 피해를 계속 받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파도가 잔잔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하고, 실제로 파도가 잔잔해서 안정된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지속해서 파도가 닥치거나 큰 피해를 받으면 방파제를 쌓기를 결정합니다. 이 순간이 부모님들이 병원 치료를 결정하는 순간입니다. 치료를 시작하면서 예상되는 경과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예상하다시피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입니다. 방파제를 쌓았더니 파도가 넘치지 않는 경우와 같죠. 두 번째는 치료를 시작했는데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방파제를 높일 수 밖에 없습니다.이 상황이 약물의 용량을 높이는 거와 같습니다. 피해를 계속 보는데도 그대로 방파제를 유지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운이 없게도 방파제를 계속 높게 쌓아도 여전히 몰려오는 파도의 기세가 강하면 계속해서 증상이 유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하면 파도가 잔잔해지는 그날이 오기를 기다릴 수도 있지만, 할 수만 있다면 방파제를 최고로 올릴 수도 있습니다. 복용할 수 있는 용량까지 증량 하는 것이지요. 틱 장애 치료 약물들은 소아청소년에게 정해진 한계 용량이 있기 때문에 그 용량까지 증량 하기도 합니다. 물론 아이의 나이와 체중을 고려해서 증량 해야 하고, 부작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증량에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완화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어쩔 수없이 알아서 틱 증상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다른 계열의 약물들을 동시에 사용해서 피해를 최소화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파도의 강약을 우리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잠재 되어 있는 틱 증상의 변화를 미리 확인하고 감지할 수 없고, 스트레스 받을 만한 일이 없는데도 틱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틱 증상이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자연적인 문제, 예를 들어 파도, 날씨, 바람 등을 우리가 원하는대로 작동 시킬 수 없습니다. 파도가 세면 이를 위해 방파제를 쌓고, 날씨가 추우면 방한복이나 패딩, 내복을 입어 체온을 보호하고, 바람이 세게 불면 얼굴을 가리거나 피해야 합니다. 

운이 좋아 틱 증상의 완화가 이루어지면 1-2개월 이상 유지한 후에 증상의 완화가 유지가 된다면 다시 감량을 시도합니다. 호전되면 바로 감량하지 않는 이유는 증상의 완화가 틱 자체가 좋아져서 인지, 약물을 증량 해서 인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파도와 방파제로 비유한다면 파도가 알아서 잔잔해져서 파도가 넘치지 않은 것인지, 방파제를 높여서 파도가 들이닥치지 않는 것인지 애매하기 때문이지요, 이는 파도 쪽을 우리가 볼 수도 없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약물을 감량하자 마자 틱 증상이 약화됩니다. 

시간이 흘러서 틱 증상의 호전이 유지가 된다면 약물을 점차로 감량하면서 확인에 들어갑니다. 물론 운이 나빠서 증상이 다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여전히 파도가 센 상황인 거지요. 하지만 바로 약물을 감량해서 아이에게 틱 증상의 악화를 재경험하는 것보다는 이 경우가 좀 더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틱 증상은 아이나 부모와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힘든 일이니까요. 파도로 설명하면 해안 재난을 계속해서 겪는 상황과 가끔 겪는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적 불안정성에 차이가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파도가 앞으로도 크게 밀려왔다가 잔잔해졌다 하는 것은 파도의 마음이고 우리는 그에 대한 대비를 열심히 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 열중하듯이, 틱 증상도 악화와 호전이 반복될 것이라 예상하고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을 확실히 숙지하면 됩니다.

하지만 파도 등 자연현상보다 틱 증상이 더 좋은 면이 있습니다. 틱 장애는 초등학교 4-6학년 때 가장 피크를 이루고, 이후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좋아지고 자체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만 15세 이후에는 10% 정도만 남는 것 같습니다. 평생 동안 파도와 싸우는 상황보다는 틱 장애의 미래가 좀더 긍정적인 거 같습니다.  

#틱장애#틱증상#틱치료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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