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문제인 ‘수치심’은 다른 나라와, 특히 서양적인 사고와 가장 큰 차이가 있는 생각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집안을 먹칠하는 놈, 너같은 놈은 우리 집안에서 필요없다. 나가라. 네가 그렇게 하고 다니면 내 꼴이 뭐가 되냐, 네가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집안을 욕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왜 모르냐? 엄마 생각 좀 해라. 밖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 등 제 3자적인 시각에서 나를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나의 평가기준이 외부에서 오는, 남들의 평가에 신경을 쓰는 양상이 우리나라 전통적인 사상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어렸을적부터 타인의 시선을 항상 생각하게 하는 무의식적인 또는 암묵적인 강요가 부모님으로부터 또는 세상으로부터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이런 전통적, 또는 사회적인 압력으로 다른 나라와 민족보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에 있어서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와 함께 평가불안이라는 형태의 문제가 있어, 타인의 시선이나 표정, 제스처 등에 대해 신경을 쓰고, 고민하고 부정적으로 인지하고 항상 비슷한 증거만을 찾으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들어서면서 확실해지는데 이때는 따돌림, 왕따, 무시당함, 언어또는 신체폭력과 같은 현상들이 벌어지고, 아이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경계, 예를 들어 아이들이 뭔가 대화를 하고 있는데 나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웃고 있는 아이들과 갑자기 눈이 마주쳤을때 나를 비웃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증거들을 같은 방식에서 해석하다보면 자신의 관점을 사실로 인지하게 됩니다. 이런 불안의 방식이 악화되면 피해의식이 되고, 이런 피해의식이 쌓이다보면 우울함의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어서, 어렸을적에 평가불안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아이들은 미리 미리 놀이치료나 미술치료 또는 상담과 약물치료를 통해서 생각의 부정적인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돌리는 연습을 시키고, 자신의 생각의 객관적인 기준을 항상 생각하게 해야 될 것입니다.
수치심을 강조하는 사회적인 현상으로만 평가불안을 설명할 수는 없고 제가 항상 언급했듯이 어떤 증상이나 문제는 가지고 태어난 성향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받은, 또는 임신시의 문제에 의해서 나타나는 불안 기질이 이 문제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합니다. 어떤 상황이든지 누구는 큰 불안없이 잘 이겨내지만, 다른 사람은 그러지 못한 것은 그 사람이 태어나서 경험한 경험적 근거에 의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타고난 기질에 의해서 결정될 수도 있고, 아이가 어리다면 더욱더 경험보다는 기질에 영향을 더 받는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성인기에 들어서면서 사회불안증상, 시험불안증상, 면접이나 시험때의 평가불안증상, 안면홍조현상, 공황증상 등의 증상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적인 거울보다는 타인의 시선에 더 신경을 써서 타인의 자신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고, 부정적인 인지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사라지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거나 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어 잡념이 지속되고, 수면에도 방해가 되는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사실은 자신의 기대감에 현상적 평가, 타인의 평가가 맞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쁘게 말하면 자기 중심적인 발상이고, 자기 욕구지향적인 사고이지만 외부적으로는 소심하고 배려있고, 공감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기 때문에 타인들은 이타적인 사람으로 알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자신을 그렇게 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어찌되었든 자신의 생각대로 되었으면 하는 전지전능함의 생각이 묻어 있지만 본인은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지전능한 생각은 타인에게도 전해집니다. 물론 자기 생각에 의해서 타인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반복적으로 생각하다보면 실제일 것 같습니다. 자신의 단점, 결점, 약점을 타인도 알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중에서 추하다고 생각되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남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타인의 생각을 읽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타인의 독립적인 생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독립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나하고 아무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대로 그 사람이 생각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의 방향으로 다른 사람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지요.
생각의 오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100%가 아니기 때문에 나머지 몇 % 안되는 것이 혹시나 현실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당신을 당신만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의 생각은 당신이 가장 잘 안다, 정말로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는다면 아무도 당신을 모른다. 당신이 알고 있는 당신의 생각의 10%도 타인들은 모른다라고 말해 줍니다. 결국에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작업이지만 생각을 바꾸기쉽지는 않기 때문에 상담치료의 지속과 약물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경험을 바꾸어주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그 사람의 사는 공간에서, 아이들 같은 경우는 학교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경험이 쌓이면 아이들의 생각이 그리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뀔 수 있을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