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블로그

해맑은블로그

제목정신과 의사가 성형외과 의사되기2021-10-13 06:21
작성자 Level 10

어느 날 정신과 의사가 친한 성형외과 의사 친구와 저녁식사 후 간단한 맥주를 마시면서 신세 한탄을 합니다.

" 나는 말야, 계속해서 상담하고 진료를 하는데 버는 돈이 너무 적어, 에너지는 많이 쓰는데 효율성도 없고, 다른 의사들은 편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힘들게 살고 돈을 버는 거 같애." 이를 듣고 있던 성형외과 의사 친구는 장난 치듯이 말을 합니다. " 야, 그럼 성형수술을 한번 배워봐, 내가 알려 줄께, 옆에서 어시 하면서 가르쳐 주면 금방 배울 수 있잖아, 내가 도와줄께 끝까지!." 놀리듯 한 말이지만 정신과 의사는 생각합니다. 한번 해볼까?  해보고 안되면 그만 두면 되지. 성형수술비는 상담해서 받는 비용보다 훨씬 많으니 한번 수술에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니까 가능 할꺼야... " 친구야 그러면 한번 해보자. 네가 도와준다면 어짜피 나도 의사고 학교 다닐 때 성형외과 수업도 받았고, 인턴 때도 성형외과 돌았으니까 어느 정도는 할 거 같은데." "그럴까? 해보지 뭐."

다음 날부터 정신과 의사는 친구의 성형외과 수술실에 매일 출근을 하면서 여러가지 수술도구의 사용법부터 수술하는 순서, 부작용 방지법, 환자들과 상담하는 방법들을 배웁니다. 처음에는 생소 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피곤도 하고, 도와주는 친구에게 밥도 사고 술도 사면서 배우기 시작합니다. 

6개월이 지났습니다. 정신과는 잠시 휴업을 하고, 친구 병원에서 직접 수술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쉬운 수술부터, 부작용이 적은 수술부터, 저렴한 수술부터 시작을 했고, 1년이 지나면서 다른 성형외과 의사들이 하는 수술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또, 1년이 지나면서 어려운 수술도 이루어 냅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 같던 수술들이 이제는 진짜 성형외과 의사들처럼 쉽게 해내고, 어떤 방법과 순서를 거쳐서 수술을 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계속되고 최선을 다해도 쉽지 않은 결과가 나오긴 하지만 계속해서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깁니다. 소문이 도니 환자 예약도 많아집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성형외과 친구가 말합니다. "그동안 내가 네 옆에서 수술하는 것을 도와주고, 알려주고, 어시스트 했는데.. 이제는 내가 필요 없을 거 같아, 너는 이제 수술 과정을 다 알고 있고, 수술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어. 내가 없어도 될 거 같어." 갑자기 이별을 고하는 것 같은 친구의 말에 겁이 나서 말했습니다. "야, 이건 아니지, 나는 너 없으면 못할 것 같애. 좀만 더 도와줘, 난 힘들거 같어." 친구가 말합니다. "아냐, 지금까지 지켜봤는데 넌 잘해왔어, 성형외과 의사는 아니지만 성형수술을 잘해내고 있잖아?. 환자도 많이 생겼고, 지금도 예약이 많아, 더 이상 나와 함께 하지 않아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어. 이제 네 병원으로 개업해!!!." 나를 믿을 수는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성형외과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개업했습니다. 친구 말처럼 대박을 쳤습니다. 이제는 나도 돈 많이 버는 의사가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기가 울립니다. 왠 전화지? 전화기가 울릴 타이밍이 아닌데? 여긴 어디지? 내가 왜 내 상담실에서 누워있지? 계속해서 전화기가 울립니다. ㅠ ㅠ 점심 때 잠깐 잘 때 꾼 꿈이었습니다. ㅎㅎ. 

말 그대로 일장춘몽이라 생각하면서 문제를 내봅니다.(돈이 최고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제가 성형외과 의사가 되고 싶은 것도 절대 아닙니다. 전 체질적으로 수술실이 맞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너무 춥습니다. ㅎ) 1번 현실적으로 꿈속의 이 의사는 어떤 길을 가게 될까요? 2번 다시 정신과 의사로 돌아가면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할까요? 3번 친구가 없다고 자신의 그동안 쌓아 놓았던 수술 노하우와 자신감이 사라질까요? 

예, 모두의 예상처럼 자신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앞으로 나갈 겁니다. 자신을 믿고 나갈 겁니다.

성인 ADHD로 치료 받고 있는 분들이 항상 걱정하는 것이 있습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다시 이전의 나로 돌아갈 거 같아요.' '언제까지 약을 먹어야 할까요?' '평생 먹어도 되겠죠?' '의존될까 봐 걱정이 되요.' 

앞서 답한 결과대로 생각해 보십시요. 치료를 받으면서 축적된 경험이 약을 먹지 않는다고 사라질까요? 그동안 치료를 받으면서 가졌던 자신감이 사라질까요? 치료 받고 있는 분들은 자동적으로 사라지고 앞선 예에 나왔던 성형수술 하는 의사는 잘 살까요? 

여러분도 같을 것입니다. 단기간 내로 끝나지는 않지만 장기간 동안 자신의 일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그 과정의 전반적인 면들이 기억에 깊이 남고, 문제 발생시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 수 있고, 어떻게 피드백을 해야 하는지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자신감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도와주는 치료 약물이 없어도 도와주는 친구가 없이 수술하는 그 의사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것처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성인ADHD#성인ADHD치료#성인ADHD약물치료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